2006년 8월 17일


체스키 크룸로프 성(Zamek)

이 성은 체스키 크룸로프와 그 역사의 시작을 같이 한다. 13세기 중엽, 대지주였던 비텍(Vitek)가가 블타바 강이 내려다 보이는 돌산 위에 고딕 양식의 성을 건설함으로써 이 도시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이미 700년이 흐른 고도로서의 체스키 크룸로프를 상징하는 중요한 상징물이며, 이 도시의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는 유적이다. 하늘을 찌를 듯한 둥근 탑과 길다랗게 늘어져 있는 옛 건물들은 중세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하다. 옛 왕궁으로 쓰였던 이 건물은 두터운 돌을 쌓아 만든 것으로, 중세 귀족들의 생활상을 느낄 수 있는 방과 식당, 창고, 부엌, 접견실 등에 각종 공예품과 그림, 물품들이 보관되어 있다. 보헤미아 성으로서는 프라하 성 다음으로 규모가 큰 것이며,


성을 건설한 비텍가 이후에 14세기에는 보헤미아의 대영주 로젬베륵(Rozmberk)에 의해 도시가 황금기를 누리게 되었고, 이 도시는 이후 루돌프(Rudolph) 2세와 에겐베르그(Eggenberg)를 거쳐 슈바르젠베르그(Schwarzenberg)에게 넘겨졌다. 그러나 19세기에 슈바르젠베르그스는 그들의 왕궁이었던 성을 포기했고, 1947년에 성은 슈바르젠베르그스가 재산의 잔재로서 공산 정부에 넘겨졌다. 이후 성이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었고 몇몇 지역이 복귀되기도 했다.


성은 4개의 정원을 통해 3부분으로 되어 있는데, 첫번째 정원이 있는 부분과 두번째 정원이 있는 부분, 세번째와 네번째 정원으로 둘러싸여 있는 부분이 그것이다. 그 중에서 성을 드나드는 나무문을 붉은 문(Cervena brana)이라고 하며, 그 문을 통과하여 안쪽 정원의 정면에 서 있는 건물(Hradek)이 가장 오래된 것이다.



























문화와 역사의 도시로 이름 높은 체스키 크롬로프는 체코 수도 프라하에서 남서쪽으로 300km 떨어진 곳에 있다. 건축된 지 700년이나 된 크롬로프 성을 비롯해 많은 건축물들이 옛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과거 공산주의 체제 속에서는 낙후된 도시에 불과했던 크롬로프는 동구권 개방 이후 얀 보드로슈 시장을 비롯한 시민 전체가 도시 복구와 홍보에 발벗고 나서 역사의 향기를 되찾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역사적인 고도 크롬로프가 베일을 벗고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은 1992년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록되면서 부터이다. S자형으
로 흐르는 블타바 강 줄기 언덕에 세워진 이곳에는 문화유적으로 지정된 건축물이 300개 이상이나 있으며 가까운 곳에 있는 수도원과 고성까지 합하면 문화재 수는 거의 400개에 이른다. 크롬로프는 1253년 처음 도시로 형성되었으며 1302년 이곳을 다스리게 된 로젠베르크 가문이 교회와 수도원, 궁전과 학교 등을 만들면서 본격적으로 발전한 곳이다. 그 후 새로운 영주들이 이곳을 다스리는 동안 시대별로 다양한 건축물들이 들어섰으며 마치 동화 속의 도시처럼 이름난 곳이 되었다. 하지만 중세시대의 여러 전쟁의 와중에서 크롬로프는 파괴되었고, 무너진 건축물을 보수할 재력도 없어 그대로 방치한 것이 오늘날 옛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게 해 오히려 잘된 일이 되었다.

크롬로프 성에 들어서면 건축물 외벽을 다채롭게 장식한 것을 많이 보게 되는데 자세히 보면 손으로 그려진 것이 많다.

원래는 색깔 있는 돌로 꾸며져야 되는 것인데 돈이 없어 과거에 임시변통으로 이렇게 만든 것이다. 하지만 워낙 잘 그려져 있어 멀리서 보면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건축물 같다. 독일 남부의 뉘른베르크· 레겐스부르그·파사우, 오스트리아의 린츠 등은 과거 신성로마제국의 영토였던 곳으로 라인강을 따라 황제와 제후들이 대관식 등의 행사를 위해 배를 타고 자 주 오갔던 곳이다.

오늘날에는 ‘황제와 제후의 가도(街道)’라는 여행코스가 만들어져 있으며 배를 타고 가다가 유서깊은 도시에 내려 많은 것을 볼 수가 있다. ‘황제와 제후의 가도’에 속하는 도시에는 으레 장려한 궁(宮)과 성(城), 그리고 커다란 교회가 자리하고 있다.

‘황제와 제후의 가도’의 종착지인 오스트리아 린츠에서 자동차로 국도를 따라 2시간 가량 달리면 크롬로프에 닿는다. 가는 길은 몰다우 강을 거슬러 강변을 끼고 달리는 도로로 넓은 강과 주변의 울창한 산림들, 자연보호구역, 국립공원 등이 연이어 나타나므로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필자가 방문했던 이 곳 날씨는 영상의 기온이었으나 거의 매일 구름과 짙은 안개가 끼고 해가 짧아 오후 4시 반이면 저녁 어스름이 내려앉곤 했다. 가는 길에 해가 반짝하고 나타나 ‘내일은 멋진 풍광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겠구나’하고 즐거움을 떠올리는 순간 다시 구름과 안개가 끼어 실망에 빠지게 하던 일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크롬로프에 도착한 것은 오후 5시였는데 도시 전체는 이미 어둠에 잠기고 가로등이 주변을 밝혀주고 있었다. 크롬로프에는 콘크리트로 지어진 초대형 건물은 보이지 않는다.
중세시대 이래 세워진 건물들만 묵묵히 도시역사를 말해주는 듯하다. 옛 건물을 현대식으로 개조해 만든 작은 규모의 민박집에다 일행과 함께 짐을 풀었다. 민박집은 샤워시설과 난방시설을 잘 갖추고 있었는데 공산권에서 벗어나 개방된지 몇 해 안 된 때문인지 물가는 싼 편이었다. 크롬로프는 도시 전체가 걸어서 여행하기에 알맞은 곳이다. 짐을 풀고나서 즉시 카메라를 들고 야경 촬영을 시작했는데 우뚝 솟은 성당 탑에 조명을 해놓은 모습이 너무도 화려했다. 굽이굽이 강변을 끼고 빨간 지붕의 집들이 줄지어 있는가 하면, 몇 세기에 걸쳐 만든 궁전이 고즈넉한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저녁식사를 하러 간 식당 역시 옛 건물을 개조해서 쓰고 있었다. 보수시에도 벽이나 문 등 한쪽 모서리는 그대로 두어서 과거 모습을 알아볼 수 있게 해두었다. 식당은 건물 1층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몇 개의 벽으로 나뉘어 있었다.

블타바 강은 물이 맑아 숭어가 잘 잡힌다고 한다. 그래서 숭어요리와 시원한 맥주로 느긋한 저녁시간을 보냈다. 체코사람들은 독일인들과 마찬가지로 식사할 때 맥주를 많이 마신다.

중세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크롬로프를 돌 아다녀보니 집들은 예상보다 컸지만 골목길은 좁은 편이었다. 담장 없는 집들이 길을 따라 길게 연결되어 있다. 궁전에서 바라보는 빨간 지붕의 집들은 맑고 푸르게 굽이치는 강물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보는 것 같다.

크롬로프에는 골목마다 예쁘게 꾸민 집들과 토산품 가게가 들어서 있으며 좀 더 넓은 광장으로 가면 레스토랑과 카페, 그리고 전문 화랑과 골동품상, 고서점들이 자리한다. 골목길은 포장석으로 다듬어져 있고, 차 한 대가 겨우 빠져나갈 수 있는 곳이 많아 역사여행을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관광객을 위한 상점, 호텔, 레스토랑, 카페, 은행, 관광안내소 등은 시청사 앞 광장 주변에서 만날 수 있다.
크롬로프를 찾는 사람들은 해마다 늘고 있다. 특히 매년 6월이면 인구 1만 5000명의 시골 크롬로프는 시끌벅적해진다. 덴마크 여왕 마르그레테 2세를 비롯해 스웨덴 국왕 카를 구스타프 16세, 영국의 찰스 왕세자 등 세계적 명사들이 찾아오는 음악축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참석자들은 13세기초 건축된 크롬로프 성의 안마당에서 바로크 시대 악기로 연주되는 중세 음악에 귀를 기울이거나 18세기 실내장식이 그대로 남은 2층 가면의 방에서 열리는 귀족적인 가면무도회에 참석한다.

가파른 성벽 주변에는 계단식 공간이 있는데 이곳에서 해마다 여름에 세계적인 음악축제가 3주간 열린다. 바로 아래 강이 흐르고 건너편에 관중석이 있는 낭만적인 곳에서 신명난 축제가 열리는 것인데, 골목 몇 군데를 통제하고 곳곳에 의자를 놓으면 그 곳이 객석이 된다. 청아한 물소리와 시원한 강바람, 울려퍼지는 선율, 생각만 해도 아름다운 여름밤의 음악축제다.

베스트샷

http://landart.tistory.com/400

'여행 > 동유럽_폴란드외 4'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체코_프라하성, 황금소로 등  (0) 2006.09.13
체코_프라하 야경  (1) 2006.09.10
체코_체스키크롬로프1/2  (0) 2006.09.07
오스트리아_미라벨정원  (0) 2006.09.06
오스트리아_짤쯔부르그  (0) 2006.09.05
Posted by landart
,